2008. 11. 29. 00:32 원 더 랜 드 -/- 그렇더라
엄마 마중 / 이태준
추워서 코가 새빨간 아기가 아장 아장 전차 정류장으로 걸어 나왔습니다.
그리고 낑 하고 안전지대에 올라섰습니다.
이내 전차가 왔습니다. 아가는 갸웃하고 차장더러 물었습니다.
"우리 엄마 안 오?"
"너희 엄마를 내가 아니?"
하고 차장은 '땡땡'하면서 지나갔습니다.
또 전차가 왔습니다. 아가는 또 갸웃하고 차장더러 물었습니다.
"우리 엄마 안오?"
하고 이 차장도 '땡땡'하면서 지나 갔습니다.
그 다음 전차가 또 왔습니다. 아가는 또 갸웃하고 차장더러 물어습니다.
"오! 엄마를 기다리는 아가구나."
하고 이번 차장은 내려 와서.
"다칠라, 너희 엄마 오시도록 한 군데만 가만히 섰거라.응?"
하고 갔습니다.
아가는 바람이 불어도 꼼짝 안하고.
전차가 와도 다시는 묻지도 않고, 코만 새빨개서 가만히 서 있습니다.
그림작가의 말-2003년~2004년에 작업했고 출판사는 소년한길.
상허 이태준 선생님이 해방전 1930년대에 발표한 동화를 가지고 그림책을 만들었다.
아주 짧은 내용의 글이지만 반대로 그 울림의 폭은 매우 크게 다가오는 작품이어서 그림책으로 만들때 특히 여러 의미의 다양하고 섬세한 표현이 필요한 작업이었다.